
”나 약간 요즘에 설레는 일이 생김“
”뭔데“
”그냥 어떤 친구랑 영화보고 대화하고 이러는데 그게 너무 기다려지는거 있지“
”아 아까 말한 그 친구 영화본다는 친구?“
”어.“
”그래 뭐 잘됐네.“
”응.“
”그 친구 어디가 좋은데?“
”(당황하며)으 응? 좋..좋은건 아닌데.“
”말해봐“
”음 좋은 건 아니고..(정적) 그냥 일단 예술하고..“
”그리고?“
”그리고 무엇보다 힘든 시절을 겪은 것 같아.“
”그으..렇구나. 근데, 민혁아.“
”응.“
”난 너를 보듬어주고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을
만났으면 좋겠는데.“
”응?“
”그냥 보면 너는 항상 너는 뒷전이고
남한테 모든 에너지를 쏟으려 하는 것 같아.“
”…그렇 구나.“
”그래서 널 잘 챙기지 못하는 널
대신해서 잘 챙겨줄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.“
“그런가,
하긴 나도 만약에 너가 내 복제본이랑 사귄다고 하면
나는 친구로서 극구 반대할 것 같긴 해.
일단 뭐랄까 정상적인 애는 아니잖아
-
그렇다고 지금 나랑 대화할 친구가
정상적이지 않다는 건 아니고.”
“그래서 어디서 만났는데?”
“어…(1분정도 정적) 인터넷.”
“만나봤어? 아니면 만날 거야?”
“만나고 싶긴 한데,
이 친구가 선을 그어줬어.
딱 사이버 친구.
고민도 생각도 서로가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
무슨 말도, 무슨 단어도
뱉을 수 있는 부담없는 사이.”
“뭐야(피식) 그럼 만날 일도 없네.”
“근데 나는 또 그 와중에도
부담을 갖고 있어서
이 친구랑 멀어지는게 너무 무서운거 있지.”
“민혁아.”
“응?“
”너가 답답하고 외로워서
어떤 사람을 찾고 그걸로 너의 빈공간을
꾹 꾹 눌러 담으려는 건 알겠는데,
그 대상이 조금 더 진중하거나
아까 말했듯이 너를 조금 더 생각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다.“
”그런가, 근데 그런 사람이 없는 것 같아.“
”있을거야 분명히.“
”(미간을 살짝 찌뿌리며)그랬으면 좋겠다.
응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어.
누군가 나를
내가 많이 바뀌어서
나를 많이 생각해주고
나를 … 많이 (…)해줬으면 좋겠다.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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